겨울은 5살 공주를 둔 엄마들에게도 겨울왕국의 계절이
아닐 수 없다. 연우와 나 또한 겨울왕국 두 번째
이야기가 개봉하기를 손꼽아 기다렸으니 말이다.
지난 12월, 영화 개봉 당일 연우는 철 지난 여름
엘사원피스를 입고 소중히 여기는 엘사 인형을 들고
영화관으로 향했다.아니나 다를까 영화관에는
엘사와 안나를 기다리는 수많은 꼬마 엘사 공주들로
가득했다. 우리 집만 그런 게 아니구나 안도하며 그 모습을
보는 나의 광대도 씰룩쌜룩,못 말린다는 아빠들의 표정과
이내 포기했다는 표정의 엄마들을 보며 강한 동지애를 느꼈다.
아뿔싸, 올게 왔구나!
연우가 가지고 있는 원피스는 겨울왕국 1편의 드레스이고
여름에 입기 좋도록 반팔로 만들어진 원피스였다.
영화를 보는 내내 느꼈지만 겨울왕국2의 엘사는 좀 더
진취적으로 변한 모습만큼이나 멋지게 부츠를 신고 허리
부분에 디테일이 있는 다른 느낌의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알겠다고 대답한 후 나의 머리는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드레스 디테일은 오리지널과 큰 차이가 없고 어깨 뒤로
흐드러진 베일까지 재현된 말 그대로 ‘드레스’를
사 줄 것인지, 아니면 유치원에서 활동하기 불편하지 않도록
조금 변형된 드레스를 사주느냐의 갈림길에서 말이다.
첫 번째로는 밟고 넘어질 망토가 달려있지 않을 것,
두 번째는 겨울 원피스이니 도톰하고 따뜻할 것,
세 번째는 소재가 적당하며 아이 눈에도 화려하고 예쁠 것
밤을 새워 드레스를 찾다가 자주 가는 쇼핑몰에서
영화 개봉과 때맞추어 판매를 시작한 드레스를 구입했다.
엘사란 모름지기 여왕 아닌가!
여왕님은 왕관을 써야 한다는 연우 말대로
왕관과 화려한 얼음 구두도 함께 구매했다.
드레스를 받은 날은
’엄마, 최고’
라는 찬사와 더불어 내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행복해했다. 옷이 날개라 그런지 내 눈에도
연우는 엘사 같았다.
방구석 1열, 우리집 엘사!
유치원에 등원할 때도 엘사 드레스를 입고 머리를 곱게 땋고
행복한 얼굴로 등원 버스를 탔다. 행복한 그 얼굴을 보며
저게 5살의 행복이구나 하는 생각에 나도 웃음이 나왔다.
엄마의 기준에 완벽하고 연우도 마음에
들어하던 이 드레스라면 충분할 것이라는 예상은
제대로 비껴갔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연우는 고모에게
겨울왕국 2 엘사 인형을 선물 받았다.
마트에 있는 엘사 인형의 얼굴이
원작과 묘하게 달라서 일부러 디테일이 가장 비슷한 인형을
해외 직구로 구매하셨다는 세심한 마음이 가득 담긴 선물.
인형을 본 연우는 선물 받은 엘사 인형과
똑같은 드레스가 입고 싶다고 했다. 5살 아이의 눈에도
그 차이가 다르게 느껴졌을까.
가만히 생각해보면 연우 말고도 다른 친구들도 유치원에
엘사 드레스를 입고 왔을 텐데, 연우도 그 차이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내 머리를 스쳤다.
좋아하는 색깔에 대해 물어보면 핑크와 보라,하늘색
이라고 말할 정도로 엘사를 좋아하는 아이인데
엄마의 기준에 맞춘 결정이 조금은 후회됐다.
그래서 연우는 소원하던 베일이 달린 엘사 드레스를 한 벌 더
갖게 되었고,엄마의 호주머니는 조금 가벼워졌지만
드레스 한 벌로 우리 모두 행복한 겨울을 보낼 수 있었다.
연우의 패션, 아이를 존중하는 하나의 방법을
또 한번 깨달으며 네가 행복할 수 있는 미지의 패션세계는
어디까지 일까. 우리 함께 in to the unknown!